재심

2017-003.
<재심>, 김태윤, 2016
 
★★
 
 
영화가 '실화'를 바탕으로 했을 때, 서사는 특별한 힘을 가진다. 그렇다고 서사에 전적으로 기댄다면 상상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. <재심>은 이준영(정우)의 전반부와 조현우(강하늘)의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. 정의감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이준영이 정의를 위해 싸우고, 이준영의 억울함과 사람들의 외면은 분노를 야기한다. 철저하게 계산된 두 인물의 캐릭터는 오히려 이 때문에 굳어버린다. 일관된 두 배우의 감정선과 표정은 파괴력을 갖지 못하고, 실화 속에서 맴돌뿐이다. '실화'의 매력은 사건 자체가 아니라 사건의 순간순간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파생하는 이야기를 단초 삼아 나아갈 수 있음에 있지 않을까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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